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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기준 BMI 상향? "비만은 예방이 가장 효율적, 신중하게 접근해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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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만을 진단하는 bmi(체질량지수) 기준의 상향 조정에 대한 의학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비만 판정의 기준이 되는 bmi 수치를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할 것을 제안했으나, 대한 비만학회 등 전문가 단체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2~2003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847만 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현재 비만으로 진단하는 bmi 25에서 사망률이 가장 적었고, bmi 18.5 미만과 bmi 35 이상에서 사망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을 근거로 비만 진단 bmi 지수를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한 비만학회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현재의 bmi 25를 유지해야 한다고 반박하면서, 단순 사망률뿐만 아니라 비만 동반질환을 고려해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진단 기준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 단체인 대한비만학회 및 유관단체와 논의된 바 없는 내용으로 비만 진단기준에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비만지수 상향 조정에 대한 이슈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회 회장이자 대한 비만학회 대외협력정책 위원회 이사인 김경곤 교수(인천 길병원 가정의학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bmi의 기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봤다.

q. 먼저, 비만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로 bmi 지수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bmi 지수를 많이 활용하는 이유는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체지방량을 잘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거나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과 같이 극단적인 사례에는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bmi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만도를 측정하기에 좋은 지표다.

q.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제안한 bmi 지수 상향 조정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우선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bmi 25에서 사망률이 낮았다는 내용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이전에 100만 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했던 연구가 있었고, 이 밖에도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

bmi 지수를 높이는 것은 맞다, 틀리다는 식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충분한논의와 분석을 통해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bmi 지수를 바꿀 수도 있지만, 왜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근거와 연구 데이터,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필요하다.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대한 비만학회 같은 경우 매년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비만 현황에 대한 '비만 팩트 시트'를 발간하고 있다. 다양한 분석 결과가 기반이 됐을 때, bmi 지수를 꼭 바꿔야 하는 시점이라고 한다면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존에 이미 알고 있었던 한 가지의 결과를 토대로 갑작스럽게 비만 지수를 상향한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q. 사망률을 근거로 비만의 진단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타당하다고 보는가
현재 비만 판정의 기준이 되는 bmi 25 지수는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대사 이상 질환, 합병증 위험도를 고려해서 정하고 지금까지 유지해 온 것이지, 단순히 사망률과 같은 한 가지 요인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 고혈압을 예로 들면, 수축기 140이 넘어야 고혈압 진단이 나온다고 해서 139가 괜찮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건강 상태라는 것은 항상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에 어떤 기준을 정할 때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평균성을 갖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q. who의 비만 기준(bmi 30)과 한국의 비만 기준(bmi 25)은 차이가 있는데, 한국인의 체형이나 식습관 등이 서구화 되어가기 때문에 국제적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에서 비만 기준을 bmi 25를 기준으로 잡은 것은 이유가 있다. 비만은 체지방이 많아 대사 이상이 생긴 상태를 말하는데,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 지질혈증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이런 질환들은 체지방이 높아질수록 비례해서 높아지지만 어느 지점부터 급작스럽게 나빠진다고 설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여러 방법을 사용해 기준점을 만드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bmi 25 정도, 서양은 bmi 30 정도에서 합병증 발생 위험 정도가 비슷했던 거다. 그래서 한국은 25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q. 한국이 타 국가 대비 비만 기준 bmi 지수가 낮아 특별히 살이 찌지 않은 경도 비만 그룹이 체형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나라를 보면 남자보다 여자 비만 유병률이 더 높은데 한국은 남자가 훨씬 높다. 피상적으로 보면 한국의 사회 분위기가 남자가 비만한 것에 대해서는 용인하는 부분이 있고, 여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측면이 있다. 국내 국민 건강영양 조사를 보면 비만 인지도나 체중 감량 시도율 역시 여자가 훨씬 높다.

이를 부정적으로 보면 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사회적 낙인이 가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보지만, 비만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 미리 관리를 하는 것은 국민 보건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무엇보다 비만이 예방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낮은 bmi 지수가 경각심을 줄 수도 있다. 비만은 대부분 개인이 스스로 노력해서 해결하기 어렵다. 뇌의 문제, 여러 가지 에너지 대사에서 생긴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라서 내가 아무리 운동을 하고 살을 빼도 일시적으로는 성공하지만 바로 원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공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질병으로 분류되는 것이고, 비만이 된 후에 대응하는 것보다는 예방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오히려 낮은 비만 지수일 때부터 관리를 하는 것이 신체적 건강 측면에서 훨씬 나을 수 있다고 본다.